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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아이육아 아빠거부 극복기

by k-grow-x 2026. 6. 12.

왜 우리 아이만 아빠를 유독 무서워할까?

퇴근한 아빠가 거실에 들어서기만 해도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 뒤로 숨어버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낯가림으로 넘기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요. 저희 집 아이도 만 3세가 가까워질 때까지 아빠가 방에서 나오는 것만 봐도 "아빠가 방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고, 인사도 안했어요. 당연히 밥먹기, 씻기, 옷입기 등 일상생활도 모두 엄마랑만 하려고 했어요. 이런 모습의 뿌리를 들여다보니 결국 아이 기질 문제였더라고요.

평소엔 다정한 아빠인데도, 아이에게는 언제 화를 낼지 모르는 존재로 느껴졌던 거예요. 실제로 화를 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감정에 민감한 기질을 가진 아이에게는 그 한두 번의 기억이 훨씬 크고 오래 남았던 거죠.

기질과 성격, 헷갈리기 쉬운 두 단어

기질은 타고난 감각 처리 방식이고, 성격은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지 살아가며 쌓아가는 결과물이라고 이해하면 좋아요. 소리나 말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노력으로 바뀌는 영역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태어난 거예요. 저도 어릴 때부터 사람 많은 곳의 소음에 유독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이도 저와 똑 닮은 기질을 가지고 있었어요.

만 3세 미만 아이들은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 그걸 의도대로 조절하는 게 아직 어려운 시기예요. 던지고 소리 지르고 피하는 반응은, 어쩌면 이 시기 아이에게는 당연한 표현 방식일 수 있어요. 이걸 알고 나니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예민한 기질 아이, 집에서 이렇게 도와줬어요

훈련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는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보여주는 것에 가까워요.(일명 거울치료라고 얘기하지만, 똑같이 던지며 화를 내는 모습은 어린 아이에게 절대 금물이예요.) 저는 아이에게 화를 불로 표현했어요. 화가나서 마음에 불이났을 때 소방차가 와 불을 끄는 것 처럼 일단 멈추고 후~바람을 불어주라고요. 불이 너무 커져서 도움이 필요할 때는 엄마도 같이 도와주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지요. 아이가 잠들기 전 대화시간에 이렇게 자주 말해주고 꼭 안아주면 아이는 그렇게 해보겠다고 눈을 반짝이곤 했어요. 그래도 좌절스러울 만큼 그 변화가 오기까지 엄청난 인내의 과정을 거쳤답니다. 그렇게 저희 아이는 만 3세가 가까워지면서 "후" 하고 심호흡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 번 욱하고 물건을 던지더라도 곧바로 멈추는 일이 늘었어요. 힘들 때는 "엄마 화가 나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어요.

아빠도 큰 소리로 화를 내는 대신, 정말 화가 날 때는 잠시 방을 나가는 방법을 선택했어요. 아이의 기질을 존중하는 작은 변화가 쌓이면서, 만 3세 즈음부터 아이의 반응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부부 사이의 양육 방식 차이로 고민이시라면, 부부 육아관 차이 다루는 글도 참고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예민한 기질 아이와 아빠가 함께 퍼즐을 맞추는 모습

지금은 달라진 우리 아이의 모습

얼마 전에는 아이가 처음으로 아빠와 단둘이 한참 동안 놀이를 했어요. 퍼즐을 같이 하자고 먼저 제안하고, 붓질을 하고 싶다며 붓을 꺼내달라고 요청하더라고요. 제가 옆에 있어도 아빠에게 먼저 다가가고, 슬쩍 거실을 빠져나가도 저를 찾지 않은 첫날이었어요.

아이의 기질은 바뀌지 않지만, 그 기질을 이해하고 맞춰주는 환경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더라고요. 아빠를 유독 무서워하는 우리 아이, 단순히 성격 문제로 단정 짓기 전에 기질이라는 관점에서 한 번 들여다보시는 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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